KOTRA 세계시장 진출전략 설명회, 지역별 수출 전략
KOTRA가 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에서 ‘2020년 세계시장 진출전략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설명회에서는 전 세계 북미, 유럽, 인도, 중국, 아세안,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각 지역별 수출전략을 공유했습니다.KOTRA 세계시장 진출전략 설명회, ‘생생’ 현지상황 전해
친환경·디지털 소비 확산…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 필요”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가 장기화되고 중동, 중남미, 가까운 홍콩까지 정정불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12월 3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최된 KOTRA ‘세계시장 진출전략 설명회’에서 KOTRA 권평오 사장은 이와 같은 우려를 표하며 개회사를 시작했다. 이처럼 엄중한 수출 상황을 반영해서인지 행사는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개최됐다.
권 사장은 “우리 수출의 문제는 해외시장과 품목의 편중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며 수출 다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동시에 신남방·신북방지역을 비롯해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도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글로벌 소비문화로는 환경, 건강, 인권을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중산층이 온라인·모바일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고 봤다.
권 사장은 “이제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를 팔려고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며 “호혜적 접근이 필요한 때인 만큼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시장, 고정관념을 깨라 =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 아래 커진 불확실성을 ‘예측불허 북미시장’이라 평한 이지형 북미지역본부장은 북미시장에 대한 고정관념 변화를 짚었다.
정치·통상 면에서는 대선 정국에 들어간 미국과 캐나다 연방총선 결과에 대해 살폈다. 특히 트럼프 탄핵 이슈가 등장한 미 대선이 미중 무역분쟁 합의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을 들었다. 트럼프는 이에 연준을 압박하고 추가 감세를 검토하며 경기를 부양하려 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미중 무역분쟁을 GVC 진입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공동 기술개발, 부품 소싱 등을 통한 시장 진입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건설기자재 시장에 진출한 국내기업 D사는 셰일붐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와 플랜트 호황이 왔을 때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주춤한 중국 시장 대신 미국 진출로 선회해 연간 수출액 130만 달러를 달성한 바 있다.
캐나다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을 피해 교역 다변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화웨이 멍완저우 회장 체포 이후 캐나다는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한국 기업으로의 GVC 대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에너지 산업에서는 미국이 에너지 수입국에서 생산국으로 전환한 점을 들었다. “민주당과 트럼프 정부도 인프라 재건에 대해서는 뜻을 함께하고 있다”며, “교통 프로젝트 기자재 공급 기회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경우 클린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어 부품개발, 제품보급을 위한 공공·기업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신산업 분야에서는 5G 상용화와 4차산업의 현실화는 물론 의료바이오 산업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제재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국제 행사 참가를 통해 네트워킹하며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봤다.
소비시장에서는 윤리적 소비와 직판(D2C) 문화가 발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간 도매상을 거치지 않는 직판 매출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유기농, 사회공헌, 동물친화 등의 마케팅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SNS 마케팅을 바탕으로 매장 없이 판매하는 마이크로브랜드가 각광받고 있다. 이는 향후 5년간 연평균 3.7%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뉴욕무역관에서는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를 활용해 현지 매장에 유명 SNS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뉴욕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설계다.
유망품목으로는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이 가능한 타이어, 태양광패널을 비롯해 자동차부품, 의료바이오, 의료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모바일 및 클라우드 게임, 물류관리플랫폼, 사이버보안솔루션, K-뷰티, 외식 프랜차이즈와 식품배달 등을 꼽았다.
커진 중국 시장, 뜨는 품목 잡아라 = 이어서 중국 시장 진출전략을 발표한 박한진 중국지역본부장은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역주기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중국 경제의 연착륙을 점쳤다. 그는 중국 시장에 대해 “성장률이 둔화된다고 해서 시장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재편이 된다”며 “달라지는 과정에서 선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중국은 정부가 그라운드의 주요 선수이자 감독이자 심판”이라며 경제와 산업에서 정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0년 중국 시장 트렌드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진행될 중국의 14.5규획과의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KOTRA가 “중국 시장 맞춤형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현지 시장을 다섯 지역으로 나누었다”며 각각 진출 전략을 소개했다. 개발 수요가 있는 서부지역의 경우 제조협력과 스마트시티가 유망할 것으로 봤다. 화남지역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웨강아오 대만구에 초점을 두고 ICT, 핀테크, 의료바이오, 문화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화동지역은 신유통에 초점을 두고 장강 삼각주에 주목해야 하며 전자상거래와 창업이 유망하다고 봤다. 동북지역은 보완성에 중점을 두고 스마트팜 등 농업시장화를 살펴볼 것을 주문했다. 발해만 지역은 미개척지를 초점으로 물류·통관·GP 다변화를 주목했다.
유망품목으로는 의료영상기기, 피부미용기기, 스킨케어제품, 아동복, 두발용제품, 레저식품, 음식물쓰레기분쇄기, 전기침투탈수기, 미니세탁기, 전기밥솥, 스마트 도어벨/도어락, 액션캠, 리튬이온배터리, 세라믹절삭공구, 콘텐츠라이선싱, 온라인교육서비스 등을 꼽았다.
새로운 10년 시작되는 유럽 시장 =유럽연합(EU) 시장의 새로운 10년을 내다본 김윤태 유럽지역본부장은 10년 후 유럽의 모습을 4차산업 열풍과 함께 짚었다.
이에 따르면 자율형 로봇이 일하는 스마트 미래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며, 6G나 7G 기반의 이동통신으로 스마트홈 기술 보급 규모가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총 가구의 50%가 3D프린터를 가지며, VR, AR을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총 판매 차량의 50% 이상이 친환경 차량이며, 자가용 소유자 4명 중 1명은 완전자율주행차를 가질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시장 불확실성을 높이는 유럽발 9대 요인들로는 ▷미-EU 무역 전쟁 ▷저금리 ▷3차 EU 기금 ▷FTA 확대 ▷브렉시트 ▷GDPR ▷환경규제 ▷고령화 그리고 ▷극우당 및 녹색당 등 포퓰리즘 정당의 부상을 꼽았다.
미국과 EU의 무역 전쟁으로 우리나라는 EU의 역외산 철강 긴급수입제한조치와 한국산 중량감열지 반덤핑 조사에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EU의 대미 관세 부과 예비 340개 품목 중 폴리아세탈수지, 염화비닐중합체 등 39개 품목에서 EU시장 내 한국과 미국이 경쟁하고 있어 해당 품목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브렉시트의 경우 오히려 우리 기업에는 새로운 수출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봤으며, EU 수입시장 내 한국과 영국의 경합도가 높은 품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한 혁신과 친환경으로 무장해 강화되는 환경규제와 GDPR 등 비관세장벽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산업의 경우 EU 기업과 우리 기업의 협력 기회가 꾸준히 열리고 있다. 이를테면 5G사업에 있어서 핀란드 노키아가 KT와 5G 가상화 기술을 협업하고 있으며, 도이치텔레콤은 SK텔레콤과 5G중계기, 초저지연영상전송기술 등의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 시장 유망품목으로는 LED전구, 친환경 유아용품,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경량화 소재 부품, 리튬 이차전지, 스마트 센서, IT융합 소비재, 치과용 의료기기, 화장품, 소스 및 면류 등을 꼽았다. 또 틈새시장인 유럽 방위산업에서 한국제 부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간 40% 성장을 거듭해온 화장품 수출의 경우 유럽 바이어 측에서 인증 보유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 본부장은 부다페스트 무역관 등에서 현지 시장에 필요한 인증을 지원하고 있다며 시장 진출을 위해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전략적 접근 필요한 신북방 시장 = 구소련 독립국가연합(CIS) 시장에 대해 발표한 김종경 CIS지역본부장은 “올해 11월 중순까지 누적 수출 증가율이 CIS지역이 23%로 가장 높다”며 “다만 자동차, 자동차부품, 기계류가 수출규모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중소기업 진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지 상황에 대해 “최근 몇 년 동안 시장이나 산업이 급변하고 있다”며 “특히 시장개방이나 비즈니스 환경 면에서 엄청나게 변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의 사업용이성(Doing Business) 순위에서 러시아는 2011년 123위에서 2019년 28위로 성장했다.
CIS시장의 개방이 계속되면서 현지에서는 국영기업의 민영화와 민간 주도 경제로의 전환이 추진되고 있다. 비즈니스 환경 개선을 통한 외자 유치에 나선 각국은 자원위주 경제 탈피를 위해 산업다각화와 기업 제조기술혁신을 위한 아웃소싱 확대를 꾀하고 있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품목이 다양해지면서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해, 우리나라와 중소기업 간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 한국 기업 A사는 아제르바이잔이라는 생소한 국가에 약 5만 달러 규모의 필러 제품을 수출하게 됐다. A사가 아제르바이잔을 잘 모르는 만큼 현지 바이어도 낯선 한국 기업과의 초기거래에 의구심을 가지곤 했으나, A사는 기술력 있고 신뢰 가능한 기업임을 강조하고 해당 제품 활용법 교육을 위해 업체 담당자가 방한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수출을 이뤄냈다.
다만, 미국과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로 인해 자국 산업 육성정책과 현지화 경향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완제품 수입규제, 수입품 공공조달 입찰 제한, 해당국 통화가치 하락 등이 시장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수출대금을 입금받는 은행이 대러 제재 대상일 경우가 있어 “신한은행은 러시아 L/C는 네고조차 안 해준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대러 제재로 인한 시장 트렌드 변화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제재가 시작된 2010년대 중반 이후 계속된 경기침체로 하향소비가 굳어지면서 저가품의 선호와 중국산의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방제재로 인한 구미국가 제품 기피가 확산하면서 이는 아시아산 제품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젊은 층이 소비를 주도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소비와 유기농, 웰빙 제품 선호 트렌드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조업과 바이오, 스마트농업 등 신유망산업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데, 특히 경제제재 보복 조치로 유럽으로부터의 식품 수입이 금지되면서 자체적인 식량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다.
유망품목으로는 조선기자재, 의료기기, ICT기기, 제약·바이오, 식품가공기계, 화장품 및 소비재, 문화콘텐츠, 의료서비스 등이 꼽혔다. 한편으로 김 본부장은 러시아 현지 전시회에 참여하는 업체들에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전시회에서 제품을 팔면 안 된다”며 “인증이 필요한 제품을 인증 없이 팔면 최소한 3년 이하의 징역”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미 G3’ 인도시장 올라타라 = 인도 시장을 소개한 김문영 서남아지역본부장은 인도가 미국과 중국에 이은 G3 경제가 된다는 전망을 확실시했다. PPP기준 GDP가 이미 10조 달러에 근접했으며,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는 가운데 인구가 중국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저렴한 인건비와 젊은 영어가능 인구를 바탕으로 중국을 대체하는 새로운 생산기지로서 부상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현지 노동인력인 젊은 인구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소비시장도 더불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저가 스마트폰과 결제 시스템 보급에 따라 온라인유통망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소비재 진출은 프리미엄 전략이 유효할 전망이다. 소비재의 경우 높은 관세로 인해 사실상 B2C 유통이 불가능한 시장으로, 통관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 KOTRA는 유관기관의 지원사업을 통한 원스톱 물류진출로 지정수입업자를 통한 수출을 권장하고 있다.
기계, 중간재, 소재부품 등의 경우 OEM 및 기술협력을 통해 현지 가치사슬에 조기진입을 꾀할 수 있다. 파키스탄 오토파츠 콜라보 사업을 통해 국내 자동차부품 업체가 현지에 6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성약을 이뤄낸 바 있다.
2025년 5200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어 세계 3위 건설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에서는 인프라 건설 붐으로 100대 스마트 시티, 100대 공항 신설 등 여러 인프라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서남아 인프라 시장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ODA 공세가 부딪치는 것이 특징이다. 대인도 ODA 최대공여국인 일본은 북동 7개 주에 ODA를 집중 투자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일대일로의 연장선인 진주목걸이 전략을 통해 인도를 견제하며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등 인접국에 인프라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스타트업 또한 붐이 일어나 인도의 유니콘 기업은 올해 초 기준 약 19개사에 달한다.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제3위 스타트업 지역으로 부상했다.
콘텐츠 산업의 경우 음악, 영화, 게임, 교육콘텐츠, 유아용 애니메이션, 웹툰 등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인구 구조상 어린이 인구가 많아 온라인 교육서비스 시장이 2021년까지 1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반덤핑규제 활용 국가며, 인도 수입규제조치 3위 대상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화학제품 분야에서 주로 수입규제를 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 각축장 거듭난 ASEAN = 행사의 마지막 순서인 아세안 시장 진출전략 발표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설명회를 찾은 인원 대다수가 남아 해당 지역에 대한 업계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연단에 선 김기준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장은 “한중일 간에 아세안이 각축장이 되고 있다”며 다만 우리나라의 투자는 베트남에 집중되어 주요 아세안 국가에서 10% 이상의 투자비중 점유율을 달성한 중국과 일본과는 대조적이라고 평했다.
고품질에 눈 뜬 아세안 소비자들은 이제 친환경 소비와 웰빙 제품, 고급 의료 서비스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Sayurbox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저렴하고 편리한 유기농 채소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높은 모바일 기기와 온라인 결제 시스템 보급률을 바탕으로 2025년 153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 제품의 경우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SNS 마케팅이 주효할 것으로 전망되며, 가격보다는 품질경쟁력과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주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한류에 아세안 현지 문화를 접목한 마케팅이 효과적으로, 실제 글로벌 욕실용품 브랜드가 ‘여성의 날’을 중시하는 베트남에서 여성을 위한 무료 스파 및 메이크업 이벤트를 개최하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성공한 바 있다.
#. 아세안 유일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은 크리스마스 준비 기간이 최대 소비 시즌인데, 크리스마스 파티와 각종 모임을 겨냥한 식음료품과 주류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한국 주류기업 H사는 필리핀 젊은 층의 기호를 공략해 이 기간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소주 제품을 출시해 인기를 끈 바 있다.
아세안 태평양 할랄 시장은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2억4000만여 명의 무슬림 인구를 바탕으로 전 세계 할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JAKIM 할랄 인증은 전 세계 66개 인증기관과 상호교차인정을 시행하고 있다.
콘텐츠 산업도 유망한데, 2020년 아세안 주요 5개국과 싱가포르의 콘텐츠 시장 규모는 66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에는 광고, 게임, 캐릭터, 웹툰 등으로 시장이 다변화되는 추세다. 특히 OTT에서는 글로벌과 로컬 플랫폼 모두 한류 콘텐츠 관심이 높은 편이다.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의 경우 우리 정부 차원에서 신남방정책특위를 비롯한 관계부처 합동으로 협력플랫폼을 마련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이미 우리나라와 코타키나발루 개발에 협력 중이며, 태국은 2022년까지 77개 스마트시티 조성을 추진하고 있어 지난 9월 우리나라와 스마트시티 개발을 위한 정부 차원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아세안은 국가별로 스마트시티에서 집중하는 분야와 협력 수요가 다르기에 관련 수요 위주로 진출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ICT 기술이 융합된 첨단 도시보다는 기본적인 신도시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친환경 산업도 유망한데, 구체적으로는 재활용 가능 소재, 친환경 소비재, 친환경 건축공법·기자재, 공기정화기, 마스크, 전기차 관련 부품, 친환경 조선기자재, 저탄소 개발 기술, 폐수처리시설·장치, 정수기·생수, 환경정화·스마트팩토리 관련 설비 등이 꼽혔다. 또 아세안 에너지효율 등급제 도입에 따라 전기사용료 절감을 내세운 가전제품 마케팅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지개 펴는 중동서 ‘기회’를 잡아라 = ‘우리가 함께 만드는 새로운 중동’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이관석 중동지역본부장은 “그동안 우리가 단순히 프로젝트·수출 시장으로만 여겨왔던 중동시장을 이제는 달리 봐야할 때”라며 말문을 열었다.
최근 몇 년간 우리의 대중동 프로젝트 수주와 수출이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혹자는 위기가 아니냐고 얘기한다. 그러나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은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의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고 얘기한 바 있다. 이관석 본부장은 중동시장에 어떤 기회가 있는지 ‘우리와 중동이 함께 만드는 기회’와 ‘2020년 주목해야 할 기회’로 나눠 소개했다.
우리와 중동이 함께 만드는 기회 중 첫 번째는 ‘한-중동 제조업 협력’이다. 제조업 육성은 중동이 추진하는 산업다각화의 핵심이다.
중동은 주요국 내수시장 활성화와 역내 수출 주도권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으며, 제조업 기반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해외투자 중심이었던 국부펀드의 국내 제조업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중동의 자본과 원료에 우리의 기술과 인력을 결합해 현지화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며, 현지기업과 합작 법인 형태로 진출하는 것을 추천했다. 또한 “중동 기업 중에는 자기 돈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현지 금융이나 정부의 제조업 활성화 자금을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현지 특화 산업단지를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두 번째, ‘ICT 융복합’ 분야다. 한국은 자타공인 ICT 분야 글로벌 리더다. 중동은 주요국 국가 비전과 경제개발계획을 통해 ICT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 분야야 말로 한국과 중동의 ‘궁합이 잘 맞는 분야’라고 이 본부장은 소개했다.
다음은 ‘헬스케어’ 분야다. 중동은 무더운 기후와 기름진 식습관으로 성인병, 심혈관 질환 등 건강상 문제가 증가함에도 병원 인프라와 의료 인력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국가 차원에서 병원 인프라를 확보하고 우수 의료 인력을 유치하고자 하는데, 최근 한국 병원들의 성공적인 진출로 K-헬스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주로 서방의 의약품을 들여오고 있어 한국 의약품의 가격경쟁력도 높다.
네 번째는 ‘스타트업’ 분야다. 중동 각 국가들도 스타트업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 특히 우리 기업은 2020 두바이 엑스포 이후 프리존(Free zone)입주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 ‘District 2020 Country Program’은 엑스포 개최 중 홈페이지(www.district2020.ae)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입주 기업에게는 사무 공간 무료 제공(2년), 회사 설립비용 면제, 저비용 주거 공간 제공 등의 혜택이 주어질 예정이다.
다음으로 이 본부장은 2020년 주목해야 할 기회 네 가지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소비재 시장’이다. 중동은 젊은 인구가 많고 출산율도 높다. 모바일과 SNS 사용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온라인 시장도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소득수준에 힘입어 할랄과 친환경 소비재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동 최초로 한류 박람회와 K-팝 공연 등이 열려 한류를 사용한 마케팅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온라인 유통이 발달한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카타르, 쿠웨이트, 터키 등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전문 유통망에 동시에 진출할 것을 추천했다.
현지 온라인 몰 Amazon, Sharaf DG, K-Secret, 아부하킴 등에 입점한 후에는 SNS와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홍보하는 것이 좋다. 온라인 유통이 이제 막 활성화되기 시작한 이집트, 요르단, 오만, 이란, 레바논 등에는 프랜차이즈를 통한 진출이 유망하다.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알제리, 모로코 등 온라인 유통이 아직 비활성화된 국가에는 현지·인근국가 유통채널을 보유한 현지기업 파트너십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밖에도 이 본부장은 ▷두바이 엑스포 ▷이라크 재건시장 ▷방산 분야를 우리 기업이 내년 주목해야 할 기회로 꼽았다.
과거의 아프리카는 잊어라… 크다·많다·다양하다 = 아직까지 많은 한국 사람이 아프리카를 생각하면 질병, 부정부패, 무역사기, 가난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잔뜩 떠올린다. 그러나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아프리카는 고속 성장했다. 위험 속에 기회가 꽃피고 있다.
손병일 아프리카지역본부장은 아프리카를 ‘크다·많다·다양하다’고 정의했다. 지구 육지의 20%를 차지하는 아프리카 영토에는 세계 주권국가의 4분의 1이상이 속해있다. 인구는 12억6000만 명으로 이는 전 세계 인구의 15%에 달한다.
지하자원도 전 세계 매장량의 30%가 아프리카에 매장돼있다. 또, 아프리카에는 1000개에 달하는 다양한 부족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3000개 언어를 사용한다. 그만큼 종교도 다양하다.
손 본부장은 이러한 아프리카가 ‘자원거점에서 소비거점’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폭발적인 인구 증가에 힘입어 젊은 중산층이 많아지면서 차세대 소비 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아프리카의 중위연령은 18.3세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에는 젊고 구매력을 갖춘 신흥 중산층 ‘블랙다이아몬드 세대’가 등장했다. 이들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해 쇼핑하며 SNS를 활용한 마케팅에도 익숙하다.
아프리카 온라인 쇼핑 이용자는 2014년 이후 연평균 18%씩 증가해 2018년 2100만 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남아공 온라인 쇼핑몰 결제액은 ‘페이팔’을 활용한 결제만 2017년 26억5000만 달러에서 2018년 38억 달러로 늘었다. 무려 43% 증가한 것이다.
손 본부장은 “아프리카 토종 이커머스와 모바일 이커머스가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며 나이지리아에서 론칭 후 20개국에서 운영되는 온라인 쇼핑몰 주미아(JUMIA)와 케냐 이동통신사 사파리콤이 론칭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 엠페사(M-PESA)를 소개했다. 이어 “대형 복합 쇼핑몰도 속속 생기고 있다”고도 전했다.
한편, 아프리카는 2000년대 거시경제정책 수립 및 전략적 실행으로 GDP가 성장하고 물가가 안정됐다. 글로벌 경제에 본격적으로 편입한 것이다. 또한,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가 제조업, IT, 농업 현대화 등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우리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전반적인 비즈니스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손 본부장은 수출 통계와 바이어 반응, 무역관 의견, 아프리카의 수요, 한국 역량 등을 반영해 9개의 유망산업을 선정해 소개했다. ▷소비재 ▷제조업 ▷인프라 ▷에너지 ▷ICT ▷농업 ▷의료 ▷스타트업 ▷방산·보안이다. 특히 에너지의 경우 한국 기업은 “패키지 딜(deal) 형태의 포괄적 협력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흥시장 중 경제력 ‘1등’ 중남미를 다시 보자 = 중남미는 인구가 6억4000명, GDP가 5조8000억 달러에 달한다. 김기중 중남미지역본부장은 “우리의 주력시장을 제외한 신흥시장 중에는 중남미가 가장 크고 중요한 시장”이라며 발표를 시작했다.
각 국가 간 언어, 종교, 문화의 유사성이 높아 진출 시 중남미를 하나의 시장으로 놓고 접근해도 된다는 점은 장점이라도 부연했다.
최근 중남미의 트렌드 중 하나는 내수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근간에는 빠르게 두터워지는 중산층이 있다. 김 본부장은 이에 대해 “빈부격차가 많이 완화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가처분소득의 6.4%만을 저축한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성이 가장 높은 시장인 셈이다.
또한 중남미는 한류에 관심이 많다. 외교부에서 집계한 자료를 살펴보면 중남미에는 유럽, 아시아보다도 한류 동호회가 많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한류를 하나의 마케팅 툴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중남미 시장의 가장 핫한 이슈는 단연 ‘메르코수르’의 변화다. 회원국들의 개별 무역을 금지하고 폐쇄적인 통상정책을 펼치던 메르코수르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개방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런 노력의 대표적인 성과가 바로 EU와의 FTA 체결이다.
EU는 공산품 위주로, 메르코수르는 농축산품 위주로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게 됐다. 김 본부장은 “메르코수르는 지금까지 닫혀있던 시장이기 때문에 선점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된다”며 “FTA가 발효되면 EU 제품들이 다른 나라와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으로서는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응을 시급히 서두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태평양동맹과 메르코수르간 협력이 활성화되면서 중남미가 거대 단일 시장으로 변모하는 추세다. 멕시코와 브라질은 지난 3월부로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수입 쿼터와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으며, 멕시코와 아르헨티나도 3년간 양국의 자동차 관련 수입쿼터 확대를 합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 본부장은 자동차 부품을 한국의 유망 품목으로 꼽았다.
이밖에도 김 본부장은 ▷화장품 ▷가공식품 ▷콘텐츠 ▷의료기기 ▷의약품 ▷게임 ▷건설중장비 ▷인프라 ▷IoT 서비스가 유망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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